<하우투 스몰 라이팅 #10. 퇴사를 준비한다면 글을 써라>
2018년 늦은 봄의 어느 날, 나는 소위 퇴사란 것을 했다. 약 7년 간 글을 쓰고,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SNS를 운영하는 일을 했다. 사직서를 내고 2주 간의 마지막 휴가를 마치던 날 밤, 나는 아주 덤덤하게 글 하나를 썼다. 지난 2년 간의 SNS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짧게 정리한 글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며칠 되지 않아 이 글이 다양한 SNS에 공유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짧은 기간 동안 무려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내 글을 읽고 갔다. 댓글이 쏟아졌다. 강의 요청이 이어졌다. 그 덕분에 갑작스러운 퇴사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은 많은 기회들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회사를 그만 둔 뒤 나는 어느 스타트업에서 컨설팅 일을 했다. 가장 큰 업무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었다. 직장인들이 스스로의 강점을 찾고 차별화할 수 있는,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퍼스널 브랜딩에 관련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거기서 개인을 브랜딩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스몰 스텝'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나부터 실천했다. 매일 세 줄의 일기를 쓰고, 영어 다섯 개를 외우고, 하나 이상의 글을 반드시 쓰는 작은 습관을 실천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브런치에 하나씩 옮겨 썼다. 그러자 그 글 중 하나가 포털 사이트 메인에 소개되었다. 무려 10만 명 이상의 사람이 그 글을 읽고 갔다. 댓글이 쇄도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책은 10쇄를 찍고 있다.
놀라운 일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내 책을 본 '세상을 바꾸는 15분' 작가로부터 연락이 왔다. 강연 요청이었다. 마침 팬데믹이 막 시작된 시점이라 광고도, 관객도 없는 온라인 강연이라고 했다. 이 점이 오히려 무명의 작가였던 내게 기회를 열어주었다. 나는 A4 용지 2장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쓰고 또 썼다. 마침내 PD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대중 강연은 처음이었지만 떨지 않고 녹화를 마쳤다. 어느 금요일 저녁에 내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내 강연을 보았다. 아주 망한 강연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PD의 현란한 편집 솜씨에 감탄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강연은 무려 50만 명이 보았다.
첫 글은 만 명이 보았다. 두 번째 글은 10만 명이 읽었다. 세 번째 글(강연 원고)은 50만 명이 보았다. 그렇다면 다음에 내가 쓴 글은 100만 명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것이 꿈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너무도 평범했던 내가, 어떤 면에서는 인생의 루저로 살아가던 내가 글을 쓰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기록의 힘을 배웠다. 그리고 배운대로 살았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쓰기 시작했다. 성공이든 실패든 반드시 기록으로 남겼다. 요즘도 나는 매일 3줄의 일기를 쓴다. 3개의 감사를 기록한다. 감정의 변화를 글로 남긴다. 매일 하나 이상의 글을 SNS에 남긴다. 그 주소를 단톡방에 공유한다. 이제 내게 글쓰기는 단순한 사유의 수단을 넘어 일상의 동력이 되었다. 글쓰기는 내게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사람들은 게을러서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부끄러워서 글을 공개하지 않는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쓰겠다고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장담컨데, 그런 내일은 오지 않는다. 그러니 새로운 직장에 입사했다면, 연애를 시작했다면, 여행을 결심했다면 매일 조금씩 글로 써보자. 퇴사를 결심했다면, 사업이 실패했다면, 혹여나 졸혼을 준비한다면, 아주 담담히 매일 한 편씩 글을 써보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해보자. 그 글이 랜선을 타고 세상을 여행할 것이다. 그리고 뜻하지 않았던 사람과, 기회와, 세상을 연결해줄 것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종이와 펜만 있다면, 노트북 한 대만 있다면, 당신은 지금부터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다름 아닌 내가 그런 경험을 했었으니까.
#입사한다면 #연애한다면 #퇴사한다면 #사업을시작했다면
#글을써보자 #매일조금씩 #더나은삶을살기위해서
2022.04.17
출처 페이스북 박요철님
https://www.facebook.com/100001045441523/posts/5753794011332057/
'읽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0421 대한민국 카르텔 [스크랩] (0) | 2023.05.20 |
---|---|
글쓰기에 대한 글 3 [스크랩] (0) | 2023.05.20 |
글쓰기에 대한 글 [스크랩] (0) | 2023.05.20 |
230418 미국 현지인 암울한 미국 근황 소개 [스크랩] (1) | 2023.05.20 |
230510 경제 근황 [스크랩] (0) | 2023.05.20 |